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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라이프/캐나다 이민 정보

이민과 역이민

캐나다 이민에 대해서 결정을 내리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냥 평범한 남편이고 두 아이의 아빠이고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러다 아이들의 교육과 미래에 대해서 아내와 이야기를 하다가 이민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우리의 인생이모작을 위해 투자해보자.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민을 온 후 주변의 이민자들과 이민에 대해서 몇 가지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왜 이민을 왔는지? 얼마나 고민했는지?
이민을 결정한 후 무엇이 가장 걱정되었는지?
현재 이민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는지?
이민을 후회한 적은 없는지?
다시 돌아가고 싶은지?

 

이런 대화를 나누다가 집에 돌아와서 다시 한번 오늘 대화중 질문들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천천히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사실 이민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 이민자들의 반이상은 자식들의 보다 나은 교육과 미래를 위해서였다고 말할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이민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본인들의 미래를 위해서 이민을 결정했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을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오로지 자녀들의 교육과 앞날을 위해서 한국에서의 생활터전을 버리고 언어와 문화가 전혀 다른 나라에 와서 적응하시면서 생활하시는 분들을 보면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이민자의 삶이라는 것이 생활을 하면 할수록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편안해지는 삶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것은 경제적인 부분도 분명히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문화적인 부분도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친누나가 내가 이민을 결정할 때 이런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습니다.

 

 

“이민 와서 살다 보면 울 일 많을 거야! 맘 단단히 먹어!”

 

 

 

 

 

 

누나는 이미 그 당시 미국 이민 10년 차였고 너무도 많은 일들이 이민생활 중에 있었기 때문에 캐나다로 이민을 결정한 우리 가족이 너무나 걱정되었다고 합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이미 고생 고생해봤기 때문에 동생인 저는 그냥 한국에서 살았으면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나 우리 가족은 이미 모든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누나는 저희 가족의 무사안녕만을 바랄 뿐이라고 “Good Luck!” 했습니다.

 

이제 그때 누나의 마음을 100%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민 온후 8년이 조금 지나서부터 마음과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나이가 들어 이제 슬슬 몸도 아프고 약해지고 정신적으로도 지쳐가고...

 

스트레스는 쌓여가고 여러 가지로 짜증이 늘어가고 있었습니다.

 

 

 

 

 

 

 

 

나와 동갑인 아내도 이런 증세는 이미 시작되었고 이런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서로 나누다가 가끔은 즉흥적으로

 

“돌아가자, 이제 살만큼 살았잖아”

 

라는 결론을 내리고 둘째 아이가 대학교에 들어가면 돌아가자 하고 의견 일치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면 정말 우리 부부가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없을지… 왜냐하면 그때에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곳에서의 생활 기반을 다시 만들어야 하고 일을 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민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가 된 아이들이 나름대로 만족한 삶을 살고 있으니 후회는 없지만 쌓여만가는 알 수 없는 불편함과 우울함은 숨길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민 초기 아내와 이야기할 때 이민의 좋은 면에만 집중했던 것 같아요. 특히 이민생활이 힘들면 힘들수록 더욱더 좋은 면에만 집중해서 마음속에 있는 힘든 것들을 애써 감추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아이들도 커서 부모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아도 스스로 생활할 수 있게 되니 시간도 많이 생기고 조금씩 숨겨두었던 불만들이 터져 나오네요.

 

한국의 가족들과 통화를 하면 모두 '외국가서 버티는 것의 반만 하면 한국와서 잘산다!' 라고 하며 돌아오라고 말합니다. 그럴때마다 향수병이 생겼는지 고민되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이곳에 거주하시는 몇몇 분들은 그런얘기를 하면 '이곳에서 이뤄놓은게 아깝지 않냐?'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캐나다에 뼈를 묻고 싶지 않은지라 아까운거 없다. 충분히 살았다. 라고 말합니다.

 

캐나다는 물론 좋은 나라입니다. 하지만, 태생이 다른 이민자들에게는 혹독한 나라이기도 하지요. 한국의 치열한 경쟁과 힘든 사회생활에 비할바 아니지만 이민 1세대들에게는 분명히 힘든 문화충격들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원래 자신의 성격으로는 버틸 수 없기 때문에 성격이 180도 달라지기도 하고, 가면을 쓴것처럼 생활하기도 합니다.

 

아직은 결정된것이 없지만 마음은 여전히 한강에서 자전거 타던 시절로 돌아가 강변을 달리고 싶은 마음이네요.